“일단 나와서 일해보고 계약서는 나중에 쓰자.” 이렇게 시작했다가 몇 달째 근로계약서 없이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 임금이 밀리거나 부당한 일을 당하면 “계약서도 안 썼는데 내가 뭘 주장할 수 있나” 싶어 막막해집니다. 하지만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오히려 사업주의 법 위반이고, 계약서가 없어도 근로자의 권리는 그대로 보호됩니다. 이 글에서 정리합니다.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써야 하나요?
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근로시간, 휴일, 연차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용자의 법적 의무이며, 아르바이트·단시간 근로자·일용직도 예외가 아닙니다. 정규직이 아니라서 계약서를 안 쓴다는 것은 잘못된 관행입니다.
근로계약서를 안 쓰면 누가 불이익을 받나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인데, 불이익을 받는 쪽은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주입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지 않은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벌금(500만 원 이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근로자는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습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실제로 일을 했다면 근로관계는 성립하고, 임금·퇴직금·주휴수당 등 모든 권리를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가 없는데 근로조건은 어떻게 입증하나요?
근로계약서가 없어도 아래 자료들로 근로관계와 근로조건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 급여 입금 내역 (통장 거래 기록)
- 출퇴근 기록 (교통카드, 업무용 메신저, 근태 앱 등)
- 업무 지시를 받은 카카오톡·문자·이메일
- 채용 공고, 면접 시 주고받은 대화
- 함께 일한 동료의 진술
이런 자료들이 “언제부터 얼마를 받기로 하고 일했는지”를 뒷받침합니다. 그래서 계약서가 없더라도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를 다투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어떻게 신고하나요?
사업주의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는 고용노동부에 신고(진정)할 수 있습니다. 신고 방법은 임금체불 신고와 동일합니다.
- 온라인 — 고용노동부 민원마당(minwon.moel.go.kr)에서 진정 접수
- 방문 —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청 방문
임금체불과 근로계약서 미작성이 함께 있는 경우, 한 번에 진정을 넣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절차는 임금체불 신고방법 글을 참고하세요. 진정서 작성이 막막하다면 상황만 입력하면 초안을 만들어 주는 서류 자동 작성 도구(무료)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고하기 전에 알아둘 점
재직 중이라면 신고가 회사와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근로계약서 미작성 신고는 근로자 본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며,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 역시 또 다른 법 위반입니다.
지금이라도 근로계약서를 요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업주에게 서면으로 계약서 작성을 요청하고, 그 요청 자체를 기록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구두로만 조건을 정했는데 효력이 있나요?
구두 근로계약도 계약으로서 효력은 있습니다. 다만 서면 명시·교부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은 사용자의 위반이며, 나중에 조건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서면 계약서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알바인데 계약서를 안 썼어요. 주휴수당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주휴수당은 계약서 작성 여부가 아니라 실제 근로 시간과 근무 요건으로 결정됩니다. 일정 요건(주 15시간 이상 등)을 충족하면 계약서가 없어도 주휴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썼는데 회사가 안 주고 자기들만 보관해요.
그것도 위반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작성한 계약서를 근로자에게 교부(전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사본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퇴사했는데 지금 신고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퇴사 후에도 근로계약서 미작성이나 임금체불에 대해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금 채권의 소멸시효(3년)를 고려해 너무 늦지 않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고용노동부 상담센터(☎1350)나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