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 “우리 사이에 무슨 차용증이냐”는 말이 오가곤 합니다. 그런데 대여금 분쟁의 상당수가 바로 이 가까운 사이에서 시작됩니다. 차용증 한 장을 쓰는 데는 10분이면 충분하고, 그 10분이 나중에 수백만 원과 몇 년의 소송 기간을 아껴줍니다. 이 글에서는 차용증 쓰는법을 필수 기재사항부터 공증, 못 받았을 때의 대처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차용증이란 무엇인가요?
차용증은 돈을 빌린 사람(채무자)이 빌려준 사람(채권자)에게 “언제까지 얼마를 갚겠다”는 내용을 적어 주는 문서입니다. 법적으로는 금전소비대차 계약의 증거가 되는 서류로, 정해진 법정 양식은 없습니다. 손글씨든 컴퓨터 문서든, 필수 내용만 갖추면 효력이 인정됩니다.
차용증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5가지
1. 당사자 인적사항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름, 생년월일(또는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를 적습니다. 나중에 소송이나 지급명령을 진행하려면 상대방의 주소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신분증으로 확인해서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원금 — 한글과 숫자 병기
금액은 위조·변조를 막기 위해 한글과 아라비아 숫자를 함께 적는 것이 관례입니다. 예를 들어 “일금 오백만원정(₩5,000,000)”처럼 씁니다. 돈을 실제로 건넨 날짜(대여일)도 함께 기재합니다.
3. 이자 약정
이자를 받기로 했다면 이자율과 지급 방법(매월 며칠에 지급 등)을 명시합니다. 이자제한법에 따라 개인 간 금전거래의 최고 이자율은 연 20%이며,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입니다. 반대로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면 “이자는 없는 것으로 한다”라고 명시해 두세요. 아무 기재가 없으면 나중에 이자 약정 여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4. 변제기일과 변제방법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변제기일을 적지 않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갚는다”가 없으면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변제일을 특정 날짜로 적고, 갚는 방법(어느 계좌로 이체 등)까지 명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빌린 돈을 기한 전에 일부씩 갚을 수 있다”거나 “1회라도 이자 지급이 밀리면 기한과 관계없이 전액을 갚아야 한다(기한이익 상실)” 같은 조항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5. 작성일, 서명 또는 날인
작성 날짜를 적고 당사자가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습니다. 같은 문서를 2부 작성해서 채권자와 채무자가 각각 1부씩 보관합니다.
차용증 예시 양식
차 용 증
채무자 ○○○(생년월일: ○○○○년 ○월 ○일, 주소: ○○○)는 채권자 ○○○(생년월일: ○○○○년 ○월 ○일, 주소: ○○○)로부터 아래와 같이 금전을 차용하였음을 확인합니다.
1. 차용 금액: 일금 오백만원정 (₩5,000,000)
2. 차용일: 2026년 ○월 ○일
3. 변제기일: 2026년 ○월 ○일
4. 이자: 연 ○% (매월 ○일 지급) / 또는 “이자는 없는 것으로 한다”
5. 변제방법: 채권자 명의 ○○은행 계좌(000-000-000000)로 이체
6. 채무자가 이자 지급을 1회 이상 지체한 경우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며, 채권자는 즉시 전액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2026년 ○월 ○일
채무자 ○○○ (인)
채권자 ○○○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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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만 있으면 충분한가요?
차용증과 함께 실제 돈이 오간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금으로 건네지 말고 계좌이체로 보내면 “언제 얼마가 전달됐는지”가 은행 기록으로 남아, 차용증과 함께 강력한 증거 조합이 됩니다. 이체 시 받는 분 통장 표시란에 “대여금”이라고 적어두면 더 분명해집니다.
가족 간 거래라면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부모·자녀 간에 큰돈이 오가면서 차용증도 없고 이자나 원금을 갚은 기록도 없다면, 세무상 빌려준 돈이 아니라 증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가족 간이라도 차용증을 쓰고 실제 상환 기록을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증은 받아야 하나요?
필수는 아니지만, 금액이 크다면 고려할 가치가 있습니다. 공증사무소에서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하면서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즉시 강제집행을 받아도 이의가 없다”는 강제집행 인낙 문구를 넣어두면, 채무자가 갚지 않을 때 소송 절차 없이 바로 강제집행(압류 등)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송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건너뛸 수 있는 것입니다. 공증 수수료는 채권 금액에 따라 달라지며 공증사무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변제기일이 지났는데 갚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순서는 보통 이렇게 진행됩니다.
- 1단계 — 내용증명 발송: 변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이행을 촉구하고 기록을 남깁니다. 작성 방법은 내용증명 쓰는법 정리 글을 참고하세요.
- 2단계 — 지급명령 신청: 차용증과 이체 기록 같은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정식 소송보다 빠르고 저렴한 지급명령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3단계 — 민사소송: 상대방이 지급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면 소송 절차로 넘어갑니다.
참고로 개인 간 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10년입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와 회수가 어려워지므로, 변제기일이 지나면 미루지 말고 빠르게 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카카오톡으로 “500 빌려줘” “갚을게” 나눈 대화도 증거가 되나요?
됩니다. 대화 내용과 이체 기록이 함께 있으면 차용증이 없어도 대여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대화만으로는 변제기일·이자 등 조건이 불분명해 다툼의 여지가 남으므로, 처음부터 차용증을 쓰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차용증을 나중에 쓰면 효력이 없나요?
돈을 건넨 뒤에 작성해도 효력이 있습니다. 이미 빌려준 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차용증을 받아두세요.
미성년자와 쓴 차용증도 유효한가요?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부모) 동의 없이 한 금전거래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와의 거래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진행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고액 거래나 복잡한 사안은 변호사·법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